검진표에 TSH 5.2가 붉은 글씨로 찍혀 나옵니다. 검색하면 "4.0 넘으면 갑상선기능저하증"이라는 글이 쏟아지고, 그대로 믿으면 당장 약을 먹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대한갑상선학회는 2023년 권고안에서 한국인의 TSH 참고구간을 0.6~6.8 mIU/L로 제시했습니다.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많은 검사실이 아직 쓰는 0.4~4.0과는 상당히 다릅니다.

즉 TSH 5.2는 옛 기준으로는 이상, 한국인 기준으로는 정상 범위 안입니다. 이 글은 그 차이가 왜 생겼고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를 다룹니다.

먼저, 두 기준을 나란히 놓고 봅시다

기준TSH 정상 범위근거
많은 검사실의 참고치0.4~4.0 mIU/L국제적으로 오래 쓰여 온 범위
한국인 참고구간0.6~6.8 mIU/L대한갑상선학회 2023 권고안, 국민건강영양조사 기반

왜 다를까요. TSH 참고구간은 그 나라 사람들을 실제로 측정해서 만든 통계입니다. 요오드 섭취량이나 유전적 배경이 다르면 분포도 달라집니다. 한국은 해조류 섭취가 많아 요오드 섭취량이 높은 편이고, 이런 차이가 분포에 반영된 것으로 봅니다.

그럼 검진표의 붉은 글씨는 틀린 건가요 — 틀렸다기보다 그 검사실이 쓰는 참고치로 표시한 것입니다. 결과지에는 그 검사실의 범위가 함께 적혀 있습니다. 붉은 표시는 "확인해 보라"는 뜻이지 "진단"이 아닙니다.

검사실 참고치 0.4~4.0과 한국인 참고구간 0.6~6.8을 두 개의 막대로 나란히 비교한 그림
같은 TSH 5.2가 한쪽 기준에서는 이상, 다른 쪽에서는 정상 범위 안에 들어갑니다.

TSH가 높으면 왜 기능저하인가

헷갈리기 쉬운 부분입니다. TSH는 갑상선 호르몬이 아니라, 갑상선더러 일하라고 보내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TSH와 갑상선 호르몬(T4)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TSH만 높고 T4는 정상인 상태를 무증상(잠재성) 갑상선기능저하증이라고 부릅니다. 검진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형태입니다.

갑상선 호르몬이 적으면 뇌가 보내는 TSH 신호가 커지고, 많으면 작아진다는 되먹임 관계 그림
TSH는 갑상선 호르몬이 아니라 갑상선더러 일하라고 보내는 신호입니다. 그래서 둘은 반대로 움직입니다.

무증상 갑상선기능저하증 — 언제 치료하나

대한갑상선학회 2023 권고안은 TSH 수치로 이렇게 나눕니다.

TSH구분
6.8~10.0 mIU/L경증 무증상 갑상선기능저하증
10.0 초과중증 무증상 갑상선기능저하증

치료 결정에서 널리 쓰이는 분기점이 TSH 10입니다. 국내외 주요 지침 모두 10을 넘는 상태가 반복 확인되면 약물 치료를 적극적으로 고려합니다. 그 아래 구간에서는 나이, 증상, 항체 유무, 임신 계획 등을 함께 보고 정합니다.

나이가 기준을 바꿉니다 — 권고안은 환자를 70세 미만과 70세 이상으로 나눕니다. 고령에서는 경증·중증 무증상 갑상선기능저하증에 레보티록신 치료를 권장하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면 TSH가 자연히 올라가는 경향이 있고, 과잉 치료의 손해가 더 크기 때문입니다.

TSH 6.8에서 10까지는 경증, 10을 넘으면 중증으로 나뉘고 70세 이상은 치료를 권장하지 않는다는 안내
치료 결정에서 널리 쓰이는 분기점이 TSH 10입니다. 다만 70세 이상에서는 권고가 달라집니다.

이 숫자, 어제 무엇을 했느냐로 바뀝니다

TSH는 하루 중에도 변합니다. 한 번의 측정으로 진단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TSH가 한 번 높게 나왔다면 재검이 원칙입니다. 2023 권고안도 무증상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진단되면 바로 투약하지 말고 2~3개월 뒤 TSH를 다시 검사하도록 권합니다. 상당수는 재검에서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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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가 정상인데 증상이 있다면

피로, 체중 증가, 추위 민감, 변비, 탈모는 갑상선기능저하증에서 잘 알려진 증상입니다. 그런데 이 증상들은 갑상선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TSH와 T4가 모두 정상이라면, 같은 증상을 만들 수 있는 빈혈, 수면무호흡, 우울, 철·비타민D 부족, 만성 스트레스 쪽을 함께 봐야 합니다. 갑상선 수치를 반복해서 재는 것보다 그쪽을 확인하는 편이 답에 가깝습니다.

진료가 필요한 경우 — 목 앞쪽에 만져지는 혹이 있거나 목이 눈에 띄게 부은 경우, 쉰 목소리가 오래가는 경우, 삼킴이 불편한 경우입니다. 수치와 별개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또한 임신 중이거나 임신을 계획 중이라면 갑상선 수치 기준과 관리가 달라지므로 반드시 진료에서 상의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TSH 5.0인데 약을 먹어야 하나요?

대한갑상선학회가 제시한 한국인 참고구간(0.6~6.8) 안에 들어가는 수치입니다. 다만 검사실 참고치, 증상, T4 결과, 항체 유무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므로 결과지를 들고 진료에서 확인하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TSH만 높고 T4는 정상이라고 합니다.

무증상 갑상선기능저하증에 해당합니다. 검진에서 흔히 발견되며, 상당수는 재검에서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치료는 보통 TSH 10 초과가 반복 확인될 때 적극적으로 고려합니다.

다시마나 미역을 끊어야 하나요?

일반적인 식사량이라면 굳이 끊을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요오드가 고농도로 든 보충제나 과도한 해조류 섭취는 갑상선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진료에서 알리세요.

갑상선 검사는 얼마마다 받나요?

수치가 정상이고 증상이 없다면 정해진 주기로 반복할 이유는 크지 않습니다. 이상이 한 번 확인됐다면 의료진이 안내한 간격으로 추적합니다.

본 문서의 수치는 일반적인 참고 기준이며, 검사실마다 참고 범위가 다릅니다. 임신 중에는 기준 자체가 달라집니다. 최종 판단은 의료진이 내립니다. 검진 결과지를 들고 진료를 받아보시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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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본 문서는 아래 공공 보건기관의 공개 자료를 참고해 작성했습니다. 각 기관의 원문에서 더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